집중연구

사양

2020. 6월호2020. 6월호334334 3352020. 6월호

이 권 희 수의사

(주)이뮨팜 대표BESF AH & Consulting

(베스프 AH 컨설팅)

알기 쉬운 면역의 이해와 활용【5】 제4강 : 탐식작용(Phagocytosis)과

자가포식(Autophage)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1)

☞ 지난 호 372~379p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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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역세포의 종류와 역할

앞선 연재에서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병원체와 몸속에 감염

되어 있는 병원체를 제거하여 질병이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선

천성 면역과 Th1 면역이라는 것을 강조

했다. 그러면 여기서 선천성 면역세포들

과 Th1 면역세포들이 어떻게 바이러스

나 세균 등 병원체를 제거하는지에 대해

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세균을 제

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능이 식작용

(食作用, Phagocytosis), 또는 식세포

작용(食細胞作用)이다. 이는 세포생물학

에서 생존하는 탐식세포가 체내의 이물

질, 세균 따위를 섭취하여 이들을 제거하

는 작용이다. 식균 작용, 식세포 활동이

라고도 한다. 식작용은 캐나다의 물리학

자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가 처

음 알아냈으며, 나중에 일리야 일리치 메

치니코프(Ilya Ilyich Mechnikov)가

연구했다.

식작용은 고체 물질을 세포 안으로 유

입하는 세포 내 이입(또는 세포 내 섭취,

endocytosis)의 한 형태이므로 액체 물

질을 세포 안으로 유입하는 음세포 작용

(pinocytosis)과는 구별된다. 식작용은

일부 세포에 대해 영양분을 취득하는 데

기여하며, 면역계에서 병원체와 세포 찌

꺼기를 제거하기 위한 주된 메커니즘이

다. 식작용을 하는 세포로는 대식세포

(Macrophage), 호중구(Neutrophil),

호산구(Eosinophil) 등이 있다.(그림 2) 탐식 작용의 기전 모식도

(그림 1) 식작용 3단계의 간단한 모식도

<출처 : 영문위키백과, Graham Beards>

1. 리간드로 코팅된 입자와 식세포(phagocyte)의

표면 수용체가 결합하기 전

2. 표면 수용체에 리간드가 결합하여 클러스터를 형성

3. 식작용이 시작되고 입자가 식세포 안으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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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세포의 포식 작용에서 가장 첫 부분은 기름방울과 물이 섞이지 않듯이 병원

체를 세포막으로 싸서 세포 내부에서 섞이지 않도록 만든 다음에 세포 내부로 잡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병원체가 세포질 안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전쟁 상황에서 적군이 외부에 있다면 방어든 공격이

든 할 수 있지만, 만약 내부에 이미 들어와 있다면 참 난감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

도 아닌 세포가 이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2. 자가포식(Autophagy)

세포는 이에 대한 아주 놀

라운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

는데, 세포 안에서 탐식포

를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

이다. 이 현상은 자가포식

(Autophagy)이라고 부르

며, 50년도 넘은 오래전에

발견되었고, 초기에는 일본

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를 했으나 그 중요성이 밝혀진 이후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를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2016년 자가포식을 연구한 공로로 일본인 학자

인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사람의 노벨상 수상은 오래전부

터 예측이 되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중요한 자가포식

에 대해서 거의 관심이 없지만, 앞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를 이야기할 때 주

제로 자가포식이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가포식은 세포 안에 들어온 병원체를 다시 안전하게 체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범죄자의 체포는 포위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 2016년 자가포식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

(그림 3)

자가포식포의

생성 기전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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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병원체(세균과 바이러스)를 둘러싸서 탐식포와 같은 자가포식포를 만들어낸다.

세포 안에서 우선 자가포식을 만들 만한 핵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확대되면서 결국

은 물 속의 기름방울을 만드는 것처럼 세포 안에 탐식포를 만든다. 일단 탐식포가 만

들어지면, 소화되는 과정은 일반적인 포식 작용과 동일하다. 즉 라이소좀이 탐식포와

합쳐지고, 그 안에 있는 병원체가 분해되고, 분해된 성분들이 일부는 재활용되고, 일

부는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병원체를 포식하여 탐식포 안에 병원체를 가두어 놓고 나면, 막을 경계로 세포 안에

있는 물질들과 완전히 구분된다. 탐식포 안에 들어 있는 병원체를 죽이기 위해서는 좀

복잡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만약 탐식포를 터뜨리면 경찰차를 부수고 범죄자가 세

포 안으로 탈출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 막을 터뜨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

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이 병원체가 들어있는 탐식포를 소화효소가 들어 있는 라이소좀

과 합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치 2개의 비눗방울이 하나의 커다란 비눗방울이 되

듯이 그 내용물이 혼합되고, 병원체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이다.

그런데 라이소좀에 의해서 분해된다고 해도 완전히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분해되지 않는 것들이 나타나게 되고, 바로 이것이 면역반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

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식세포가 소화할 수 없는 물질의 일부는 MHC라는 분자에 묻혀서 세포막에 올려

놓는다. 그러면 많은 면역세포가 와서 이것을 보고, 자신과 관련되어 있는 것인지 확

인한다. 그리고 이런 사소해 보이는 현상에 면역학자들은 ‘항원제시’라는 매우 중요한

이름을 붙였다. 사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사소하겠지만, 면역학자들이 보기엔 매우 중

요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식세포의 포식 작용을 어떻게 활성화하여 끌어올

리느냐가 면역 증강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다.

3. 자가포식의 중요성

그런데 자가포식이 병원체를 잡아먹기 위해서 일어나는 것은 맞는데, 반드시 병원

체를 제거하기 위해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세포를 청소하기 위해서 자

가포식이 일어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 세포 안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 있던 기생 박테리아가 살면서

세포와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일종의 발전소라

고 할 수 있다. 특히 발전소 중에서도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이다.

즉 세포 내에서 해당과정을 통해서 포도당을 분해하지만, 더 이상은 분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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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쓰레기를 이용해서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워낙 에너지

를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만약 세포에 미토콘드리아가 없다면 우리가 얻는 에너지

가 너무 적어서 거의 모든 동물은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세포 안의 미토콘

드리아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먹을 것이 없어서 배고프게 되고, 또한 그 시간이 상당히 지나면 미

토콘드리아는 할 일이 없어지고, 쓸모가 없어진다. 그러면 세포는 이 응급 상황을 극

복하기 위해서 우리 세포에서 가장 필요 없는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한다. 그렇다고 전

부 제거하는 것은 아니고, 오래된 것부터 분해한다.

그런데 말이 그렇지 미토콘드리아는 결코 작은 물체가 아니다. 집 안에 있는 작은

가구는 사람이 직접 분해해서 버릴 수 있지만, 커다란 빌딩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대책

이 있어야 한다. 세포 안에는 매우 복잡한 기관이 많기 때문에 함부로 분해효소들이

많이 풀어 놓지 않는다. 그리고 분해효소도 아무것이나 분해하지 않고, 자기와 맞는

것만 분해한다.

그러므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세포 내의 다른 것과 분리시켜야

하고, 그 분리를 확실히 하는 방법이 자가포식이다. 그리고 일단 자가포식으로 미토콘

드리아를 싸게 되면 소화효소를 이용해서 분해하고, 분해하고 생긴 아미노산 같은 것

을 세포가 재활용하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가포식을 재활용 시설이라고 생각

하면 된다.

그런데 이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세포 안에서 필요 없는 것들이 같이 따라 들어갈 수

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세포 안을 청소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세포 안의 물질

중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도 있기 때문에 대개는 자가포식은 건강에 좋은 현상이

라고 생각한다. 즉 오래되고 쓸데없는 미토콘드리아도 줄이고, 몸 안의 쓰레기도 청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가포식을 의도적으로 일으키는 방법은 단식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가포식이 나오면서 단식이 가지는 효과에 대해서 자가포식으로 설명하려고

했으며, 간헐적 단식은 자가포식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되었다.

4. 자가포식과 간헐적 단식

자가포식은 나이가 들면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나이가 들면서 세포가

노화되는 이유도 자가포식이 약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일본인이 오

래 사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자가포식 때문일 수도 있다. 소식을 하고 종종 배고픔

을 즐기기 때문에 자가포식이 활성화되고, 세포를 튼튼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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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포식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나타내는가에 대

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도 자연적으

로 충분한 자료가 쌓이는 먼 훗날이나 되어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4)는 아주 간단한 그림이지만, 아주 명쾌하게 자가포식의 중요성을 잘 표시했

다. 일단 노화가 일어나면 자가포식이 억제되고, 자가포식이 억제되면 만성염증이 더

쉽게 일어나서 노화가 더욱 촉진된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가포식 유발제를 사

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고, 앞으로 좋은 약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개발된

당뇨병 약이 자가포식을 촉진하기는 하는데, 그 약을 당뇨병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일

상적으로 복용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자가포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자가포식은 대식세포의 탐식과정에

서도 같이 일어날 수 있다. 탐식 작용을 하는데 자가포식이 같이 일어나는 것이 언뜻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차피 비슷한 과정이기 때문에 같이 일어난

다고 해도 이해가 안 될 일은 아니다.

하여튼 자가포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자연적인 자가포식은 생체

가 에너지 공급이 되지 않거나(예를 들어 오랜 시간 단식을 하는 경우) 여러 가지 악

조건 하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서 일반적으로 개인이 자가포식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고, 아마 소식이나 간헐적 단식 정도가 그나마 안전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약이 아니라 식품으로 자가포식을 일으킬 수 있는데, 바로 면역증강제이다.

모든 면역증강제가 아니라 면역세포를 자극해서 포식 작용을 통해서 분해되는 면역증

강제들이 자가포식을 일으킬 수 있다.

■ 참고문헌

1. “The Osler slide, a demonstration of phagocytosis from 1876: Reports of

phagocytosis before Metchnikoff’s 1880 paper”.《Cellular Immunology》240: 1–4.

doi:10.1016/j.cellimm.2006.05.008.

2. Phagocytosis, 영문 위키백과.

3. 미생물, 면역분과학회 저, 『최신

면역학』, 라이프사이언스 , 2011년 9월

1일 출판, 10-12p.

(그림 4) 자가포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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