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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0 7 21 41 홍정기 수석연구위원 [email protected] 문희성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조급한 상업화보다는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본격적 시장 형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더디지만 대비해야 할 시장, 연료전지 “휴대폰이 통신시장에서 그랬듯이, 우리 제품도 에너지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몰고 올 것이다.” 지난 2월 Bloom Energy의 CEO가 자사의 연료전지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야심적 으로 한 말이다. ‘Bloom Box’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당장 언론과 업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구글, 이베이, 월마트, 코카콜 라, 페덱스 등 굴지의 기업들이 ’Bloom Box’의 도입을 결정했거나 이미 도입했다는 소식은 관 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Bloom Energy의 혜성같은 등장을 업계에서는 이변 으로 평가한다. 불과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신생기업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SOFC(Solid Oxide Fuel Cell,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 제품의 상업화 계획을 자신만만하게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과정이나 채택된 신기술 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거나, 상업화 계획 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 등에서 Bloom Box 에 대해 의문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 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Bloom Energy의 등 장이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키 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경 제성 확보의 어려움과 풍력, 태양광, 2차전지 등의 부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연 료전지 기업들이 이 신생기업의 행보를 주시하 는 이유이다. 이하에서는 연료전지 시장 현황 을 살펴보고, 연료전지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 한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미국 eBay에 설치된 Bloom Energy의 연료전지 ‘Bloom Box’(좌), 이외에도 구글 등 굴지의 기업들이 Bloom Box를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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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0 7 21 41

홍정기 수석연구위원 [email protected]문희성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조급한 상업화보다는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본격적 시장 형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더디지만 대비해야 할 시장, 연료전지

“휴대폰이 통신시장에서 그랬듯이, 우리

제품도 에너지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몰고 올

것이다.” 지난 2월 Bloom Energy의 CEO가

자사의 연료전지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야심적

으로 한 말이다. ‘Bloom Box’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당장 언론과 업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구글, 이베이, 월마트, 코카콜

라, 페덱스 등 굴지의 기업들이 ’Bloom Box’의

도입을 결정했거나 이미 도입했다는 소식은 관

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Bloom

Energy의 혜성같은 등장을 업계에서는 이변

으로 평가한다. 불과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신생기업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SOFC(Solid Oxide Fuel Cell,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 제품의 상업화 계획을 자신만만하게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과정이나 채택된 신기술

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거나, 상업화 계획

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 등에서 Bloom Box

에 대해 의문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

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Bloom Energy의 등

장이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키

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경

제성 확보의 어려움과 풍력, 태양광, 2차전지

등의 부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연

료전지 기업들이 이 신생기업의 행보를 주시하

는 이유이다. 이하에서는 연료전지 시장 현황

을 살펴보고, 연료전지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

한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미국 eBay에 설치된 Bloom Energy의 연료전지 ‘Bloom Box’(좌), 이외에도 구글 등 굴지의 기업들이 Bloom Box를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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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점을 지닌 차세대 발전장치

연료전지(Fuel Cell)란 산소와 수소의 전기화

학적 반응을 이용하여 연료의 화학적 에너지

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장치를 의미

한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의 재생가능

(Renewable) 에너지가 화석연료의 이용 없이

에너지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분야인 데

비해, 연료전지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에너지

전환 장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연료전지가

재생가능에너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로 분류

되고 있는 이유는 연료전지가 지닌 뛰어난 장

점들 때문이다.

우선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장치에 비해

에너지 전환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연료전지는 발전효율이 40∼

60%로 높을 뿐 아니라 열병합 발전을 포함한

전체 에너지 효율은 최대 8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오염물질 배출은 직접 수소

를 사용하는 경우는 아예 없고,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은 40% 가량이

줄어들고, 기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

탄소 등은 극히 적은 양만이 배출될 뿐이다(<

그림 1> 참조).

발전규모 조절이 용이하고,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다는 것도 최근 부각되는 연료전지

의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연료전지는 규모에

따른 에너지전환 효율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소형에서도 높은

에너지전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료전지는 수 W급에서 수십 MW

급까지 자유자재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연료전지는 소음, 유해가

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도심 어디

에도 설치가 가능할 정도이다. 발전시설이 일

반적으로 혐오시설에 속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장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의 윌리엄 그로브경에

의해 발명되었다. 내연기관보다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연료전지 상업화는 아직까

지 매우 부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항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장치에 비해

에너지 전환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수소

LNG

석탄가스

등유

연료변환기(Reformer)

발전기(Stack)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배출열회수

공기(Air)

메탄

전력

� 기존 발전장치 대비 높은 발전 효율 (50~65%) �가스터빈 30%, 가스엔진 35%

� 에너지 소비량 감소 및 발전 방식 차이로 온실가스 및 공해물질 발생 저감

<그림 1> 연료전지 시스템의 에너지 생산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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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은 매우 부진한 편이다.

공, 잠수함 등 특수 용도를 제외할 경우 본격

적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연료전지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휴대용 전자기기, 자동차용 등으로의 개

발을 시도했으나, 2차전지의 급속한 성장에 밀

려 실패로 돌아간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

자동차용 연료전지 개발을 주도했던 캐나다

Ballard Power Systems의 실적 추이는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그림 2> 참조). Ballard

는 2005년 자동차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을

포기하고, 현재는 스택 개발 및 생산에만 집중

하고 있다.

가정·상업용, 발전용 등 이른바 정치형

(Stationary) 분야는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

나 역시 완전한 상업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실정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도시바, 파나소닉,

ENEOS셀텍(신일본석유와 산요전기 합작) 등

의 연료전지 제조업체들(생산 담당)과 신일본

석유, 동경가스, 오사카가스, 동방가스 등의

석유 및 가스 기업들(영업 및 판매 당담)이 제

휴하여 ‘ENEFARM’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

들고 지난해 5월 이후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한

상태이다. 그러나 연료전지 대당 가격이 300만

엔 이상으로 정부 보조금(최대 140만 엔)을 지

원받아도 부담스러운 수준인 데다 ’All 電化주

택(취사, 난방 등을 모두 전력으로 해결)‘을 내

세운 전력기업들의 공세에 밀려 판매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판

매 개시 직후 대표적 연료전지 제조업체였던

에바라발라드(1998년 에바라제작소와

Ballard Power Systems 합작)가 연료전지

사업 철수를 발표한 점도 악재로 작용하였다.

발전용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

다. 현재 발전용 분야에서는 미국의 Fuel Cell

Energy, UTC Power 등 2개 사 정도가 상업

판매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는 포스코파워

가 Fuel Cell Energy와의 합작을 통해 점진

적으로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다. 그러나 발전

용 분야도 아직까지 정부의 지원 없이는 경제

성 확보가 어려워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 수요는 막대

현재 연료전지의 상업화가 저조하다고 해서,

장기 성장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전문

가들은 에너지 부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등과 같은 최근의 환경 변화가 연료전지 시장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백만 달러) (%)

영업이익률(→)

매출(←)

19950

20

40

60

80

100

120

140

-350

-300

-250

-200

-150

-100

-50

0

50

100

2000 2005 2009

<그림 2> Ballard Power Systems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 추이

*EBIT 기준

자료: Thomsonone, Annu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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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부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등과 같은

최근의 환경 변화는 연료전지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의하면 203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2℃로 억제하려면 2030년 기준

(세계경제 연평균 3.3% 성장 지속 가정)으로

약 140억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데,

이중 57%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발전설비와 에너지 절약 설비에

약 9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온실가스 감축원별로는 산업부문

보다는 가정이나 상업 부문, 수송부문의 감축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

부문은 연료전지의 적용 노력이 집중되고 있

는 분야이다. 결국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향후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

에 없으며, 에너지 절약 분야는 연료전지의 장

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

다. 더욱이 연료전지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난 친환경 발전장치이기도 하다.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

국의 규제 및 정책 지원 강화도 연료전지 경쟁

력 확보에 직간접적 도움을 제공할 전망이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R&D 지원에서부터 관련 설비 구매 시 보조금

지원,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 신재생

<표 1> 국내 연료전지 관련 주요 정책 현황

정책/제도 주요 내용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FIT*)

제도

·2006년 10월 연료전지를 신규 대상으로 포함(지원한계 설비 용량 50MW)

·2008년부터 매년 10월 11일을 기점으로 기준 가격의 3%를 인하하여 차액 지원

·2012년 RPS제도로 대체예정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2012년부터 시행 예정, 2020년까지 발전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할 계획

·정부가 의무대상자(500MW 이상)를 정하면, 의무 대상자는 일정 기간 내에 목표를 완수해야 함.

목표는 2012년 2%에서 2020년 1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

·의무 대상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직접 투자하거나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거래하여 의무 이행 가능... 발전 유형별 가중치 부여 검토 중

그린홈 100만호 보급 사업·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주택에 설치시 비용 일부를 지원, Green Home 100만호 보급

·연료전지의 경우 현재 설치비용의 최대 80%를 정부가 지원(다른 에너지원은 최대 50%)

공공건물 신재생에너지 이용

의무화제도

·공공기관이 신축, 증축 또는 개축하는 연면적 3천m2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총 건축 공사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의무적으로 투자('09년부터 증/개축 건물 포함)

·의무비율을 2011년 10%에서 2020년 20%까지로 확대, 대상 건축물을 천m2 이상으로 조정('12년)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사업·에너지원 다양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 등 신산업화 실현을 위한 R&D 투자

·'88~'08년 정부 지원금 중 연료전지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 실시(33%, 2,206억 원)

* Feed-in Traiff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 정부가 기준 가격을 설정, 전력사업자가 이것을 의무 구매하는 제도

** Renewable Portfolio Standard : 일정규모 이상의 발전 사업자로 하여금 자신의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 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로 세부 시행령

검토 단계임.

자료 :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기술평가원,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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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은 관망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의무할당제,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

지원, 대형 에너지 이용시설 에너지 효율 규제

(상업용 건물, 선박, 공장) 등 다양한 제도가 실

시되고 있거나, 실시될 예정이다(<표 1> 참조).

딜레마에 빠진 연료전지 기업들

이러한 에너지 절약 관련 수요나 정책 지원이

연료전지에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가

깝게는 기존의 내연기관이나 발전장치, 멀게는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 2차전지

등의 에너지저장장치 등이 모두 연료전지의 경

쟁 상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연료전지의 성패

는 이들 경쟁자들과 확고히 차별화된 포지션

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장기간의 실증 과정과 연구개발을 통해

연료전지의 코스트와 성능은 과거에 비해 대

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료전지의 가격이나 성능 수준으로도 정부의

지원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

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

이 획기적인 코스트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를 지상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일본의 가정용

연료전지 생산업체들은 현재 대당 300만 엔

이상의 가격을 2015년까지 50만 엔 수준으로

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의 JX 홀딩스(2010년 4월 신일

본석유와 신일본광업이 합병하여 발족)는 자

사의 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2020년 연료전

지 연간 30만 대 판매목표(수출 포함)를 설정

하였다. 지난해 이 회사의 연료전지 판매실적

은 1,200대에 불과하였다. 한편 포스코파워는

지난 4월 연산 100MW의 생산능력을 지닌

MCFC(Molten Carbonate Fuel Cell, 용융

탄산염용 연료전지)용 스택 공장을 착공하였

다. 동사는 총 7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이

완공되면 대폭적인 코스트 절감이 가능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

도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

들은 관망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양산 투자

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그것이 수요를 촉발하

는 선순환만 구축된다면 다행이지만, 문제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요가 충분할

가동중인 서울 노원구의 2.4MW급 연료전지 발전소(상)와

국내에서 개발된 수소연료전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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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양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본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지, 정부의 지원 기간 안에 독자적 경쟁력 구

축이 가능할지, 장기적으로 경쟁 솔루션을 압

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악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대규모 투자비만 날

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 연료전지

시장의 부진도 기업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

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가 시급한데,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다.

본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우선

그러나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지연된다고 해

서, 연료전지의 유망성까지 퇴색되는 것은 아

니다. 연료전지는 재생 가능 에너지나 여타 경

쟁자에 비해 분명히 차별화 된 경쟁력을 지니

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빛

을 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는 개발의 역사가 길기는 하나,

라이프사이클 상으로는 여전히 도입기 제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

입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아직까지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급한 양산보다

는 장기적 관점에서 본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

한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① 소재 혁신을 통한 코스트 절감 및 성능 향상

연료전지 유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본

격적인 연료전지 상업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시스템의 내구성 및 신뢰성 강화, 설

계 최적화 및 부품 교체를 통한 장치 소형화,

고가 소재의 사용량 최소화 및 대체 등이 공

통적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들 과제 해

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소재 기술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이 원활하지 않

을 경우 연료전지 상업화에 장애요인으로 작

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정용 또는 자동차용 연료전지로 사용되

는 PEMFC(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의 경우

전극의 화학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고가의 백금

촉매가 사용되는데, 이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예컨대 연료전지 자동차

의 경우 시스템 크기에 따라 현재 기술 기준으

로 30∼50그램의 백금이 사용되는데, 이 비용

만 해도 17∼27만 엔에 이른다(동경공업대학 연

구결과 인용). 그러나 연구성과는 다행히 고무

적이다. 미국 에너지성에 의하면 최근 3∼4년

사이 백금 사용량을 70% 이상 줄이는 성과가

있었으며, 지금도 많은 기업과 연구팀들이 추가

적인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3M,

BASF Fuel Cell 등 화학기업들을 중심으로 성

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 멤브레인 전극 접합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BASF의 경우 고온에

서도 내구성을 유지하는 MEA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연료전지 기

업들의 코스트 절감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② 차세대 연료전지의 개발

장기적으로는 기존 연료전지의 성능 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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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0 7 21 47

연료전지가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Application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극복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연

료전지의 개발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SOFC

다. 앞서 소개한 Bloom Energy가 후발 기업

임에도 단번에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

은 SOFC라는 제품의 혁신성 때문이기도 하

다. SOFC는 다양한 연료전지 유형 중 가장

발전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소형에서 대형까

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며, 구조

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처럼 다양한 장

점 때문에 과거부터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참

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정체에 빠진

연료전지 시장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SOFC 개발에 참여하면서 기

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가

특히 적극적인데 SOFC의 핵심 부품인 전해질

개발에 일본촉매(Bloom Energy에 전해질 공

급), 교세라, TOTO 등이 참여하면서 이 분야

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가정용 연

료전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오사카가스는

PEMFC와 함께 SOFC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교세라, 도요타자동차, 아이신정기 등과 함께

현재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경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본 기

업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NEDO(신에

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는 여세를 몰아

2007년 현재 kW당 1천만 엔에 달하는 가정

용 열병합시스템의 가격을 2015년에는 100만

엔으로, 2020년에는 다시 40만 엔 수준으로

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③ 대형 Application의 개발

마지막으로 연료전지가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

기 위해서는 대형 Application의 개발이 필수

적이다. 대형 Application은 그 자체 시장 창

출로도 의미가 있지만, 산업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파급효과(Spillover Effect)를 미침

으로써 연료전지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2차전지 산업의 도약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용 전지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연료전지의 대형

Application으로는 자동차용과 분산발전용을

들 수 있다. 자동차용의 경우 전기자동차에 밀

려 주춤한 상태이나 연료전지 기업들의 입장에

2000 2005 2010 2015

$275/kW300

200

100

0

($/kW)

$108/kW

$94/kW$73/kW

$45/kW

현재 내연기관 수준$30/kW

목표→

<그림 3> 자동차용 연료전지의 기술 진보*

* PEMFC 80kW급 연료전지 시스템을 연간 50만대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의 kW당 가격 기준임.

자료 : DOE Hydrogen Program(FY2009 Annual Progress Report)

Page 8: 더디지만 대비해야 할 시장, 연료전지 · 2010. 7. 20. ·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0 7 21 41 홍정기 수석연구위원 jkhong@lgeri.com 문희성 선임연구원

Weekly 포커스

48 LG Business Insight 2010 7 21

연료전지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으며,

이는 후발기업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이다. 현재는

기존의 PEMFC 이외에 SOFC를 자동차용 보

조 전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SOFC의 기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

(최소 1시간 이상)이 문제가 되는데, 현재 작동

온도를 낮춤으로써 기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연

구가 활발하다. 분산발전용 시장 역시 2008년

기준 60GW의 거대시장으로 향후에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이다.

지금까지는 디젤엔진, 가스터빈 등 기존 경쟁

자 대비 가격경쟁력 열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

지만,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등의 실시에

따라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신흥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밖에 장기

적으로는 석탄화력발전 분야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60%

이상의 발전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연료전지-

석탄가스화복합발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

다. 전체 발전시장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막대

한 비중을 고려할 때 상용화될 경우의 파급효

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성장에 대비할 필요

연료전지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소에

너지를 떠올리게 된다. 맞는 얘기다. 연료전지

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소

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연료전지는 사용할 수 없는가. 그렇지는 않

다. 수소 인프라가 구축되면 연료전지의 이용

가치가 확실히 높아지겠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연료전지의 이용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연료전지 개발이 순수한 수소

에너지의 전환에 집중하는 다소 이상적인 시스

템을 전제로 했다면, 최근의 연료전지 개발은

연료로부터 수소를 추출해야 하는 수소 인프

라가 불완전한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 수소 인프라 구축을 기대할 수 없

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향 전환은 바람직하고

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된다. 물론 방향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연료전지의 개발이

그냥 앞당겨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해결

되어야 할 난관이 남아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방향 수정이 이루어

진 만큼 향후 연료전지 개발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앞으로의 최대 과제는 연료전지의 독창적

인 장점을 극대화하는 한편, 전체 에너지효율

극대화 관점에서 연료전지와 여타 에너지원과

의 최적 조합을 찾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연료전지 상업화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

인다. 연료전지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으

며, 경쟁구조도 상당히 유동적이다. 긍정적으

로 말하면 후발기업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남

아있다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연료전지

시장 성장에 대비한 사업기회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