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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피니언 2015년 3월 30일 월요일 1493호 20대를 부르는 말 중에 삼포세대라는 말 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 라는 말이다. 연애와 결혼을 포기했다고 하 는데, 어찌 된 것이 내 주변에는 온통 커플 뿐인 것만 같다. SNS를 켜 봐도, 뉴스 기사 를 봐도 친구들도, 연예인들도 연애를 포기 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는 많은 사 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휴대폰 전화번호부에는 몇 백 명의 사람들이 저장 되어 있지만, 그 중 연락하는 사람의 수는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훨씬 더 외로워 졌다. 눈앞의 친구보다는 핸드폰 안의 친구 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점점 상대에게 ‘충실해지는’ 방법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핸드폰 안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외로워진다. 그래서 사람들 은 ‘연애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 만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른 관계에서는 충족될 수 없었던 외로움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연애는 결코 좋은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 요즘 청년 세대의 연애가 과소비적 경향을 띠고, SNS에 보여 주기식 연애가 만연하는 이유이다. 상대에 대한 충실함 없이 외로워서 시작된 관계는 상대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기 마련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결코 한 사람과의 사랑이나 연애로서 충족될 수 없다. 봄이 온다, 벚꽃이 핀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 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외로움을 일시적 으로 달래기보다는 홀로 이화동산을 걸으 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어 떨까. 본인에게 충실하고 자신의 마음을 아 는 사람만이 상대에게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유가환(사회13) 기본이자 중요한 학문 프레임 브레이크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 로 공부하고 싶은데, 대학교에서 독어독문 학을 전공하는 것은 어때?” 최근 대학 입학을 준비 중인 한 수험생 동생이 어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에게 한 질문이었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 과목을 독일에서 석, 박사로 이수하는 것이 미래에 훨씬 유리할 것이라며, 대학교를 다 니는 동안 독일어를 미리 익혀두겠다는 생 각이었다. 즉,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독어독문학 전공에 대 해 고민하고 있던 것이다. 필자는 동생에게 단순히 독일어를 구사 하려는 이유만으로 주전공으로 공부할 이 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어문학을 배우려면 그 나라의 언어가 기반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넘어 언어학이나 문 학을 더 많이 공부하는 학문이기도 하기 때 문이다. 이러한 동생의 질문을 듣고 난 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지난 2월 전국 대학생 대표자 10여명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취업 문제를 먼저 해결하 고 취업에서 필요한 소양으로서의 인문학, 자기계발을 위한 인문학을 생각해야 한다” 고 해 인문학의 위기라며 논란이 일었었다. 다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인문학은 단순 히 자기계발, 기본 소양으로 갖추기 위해서 만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인문학의 위기를 악화시키는 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취업을 위한, 몇몇 개인만의 의견이 아니었다. 후에 취업 을 하기 위해 언어 구사력을 높이려고 어문 학을 전공하는 것도 ‘취업에서 필요한 소양 으로서의 인문학’이었던 것이다. 물론 필자도 고등학교 때 불어를 공부했 다는 것과, 국제기구의 국제회의 공식언어 중 하나인 불어를 계속 공부하면 사용할 일 이 많을 것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불어불문 학과에 지원, 입학했다. 그리고 불어불문학 전공 학생으로서 원문을 읽기 위해 불어공 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불어를 배우는 것 과 불어불문학을 배우는 것은 매우 다름을 느끼고 있다. 불어불문학에 대해 모든 것을 깨닫고 공부한 학생은 아직은 아니지만 단순 히 책을 읽고, 외국인과 말하기 위해서 하는 불어를 배우는 것과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고를 해서 이런 말을 하 게 되고 글을 쓰게 되는 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그 깊이가 다른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구조 조정을 보면 인문학이 많 이 감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 인문학 관련된 책은 우후죽순으로 발간되 고, 다양한 인문학 강의도 넘쳐나고 있다. 모순되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 구할 수 있는 대학에서의 인문학 전공과정 은 사라지고 있고, 단기간에 인문학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들만 많아진 것이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해 배워나가는 학문 이라고 생각한다. 이공계열 학문이나 경 영, 경제학 등에 비하면 당장의 사회를 발 전시킬 수 있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 러나 그를 활용하고 사람 사이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그 것을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나가는 인문 학이 알아야할 기본 내용이자 가장 중요 한 학문이 아닐까. 몇 주 전, 강의 시간에 <주간조선>에 실린 기사를 봤다. ‘2014 취업 전쟁 보고서’라는 헤드라인의 기사였다. 스펙 좋은 서울대 문 과생들이 취업을 못 하고 있다. 연세대도 고 려대도 그렇다. 늘 보던 내용의 기사였지만 볼 때마다 착잡해지는 내용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 후배는 우울해진다 말했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 기사에 등장한 학생들의 스펙과 겹치는 스펙이 단 하나도 없었다. 2007년 경제학자 우석훈과 사회운동가 박 권일이 쓴 <88만원세대> 출간 이후, 언론은 청년세대를 부정적으로 조명하고 나섰다. 연 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 졸 업 후 실업자 또는 신용불량자가 된다며 청 년실신. 취업이 안돼 졸업을 계속 미룬다고 NG(No Graduation)족. 알바로 학자금을 충 당한다고 알부자족. 장기간 미취업자라고 장 미족. 31세까지 취업을 못하면 길이 막힌다고 삼일절. 이젠 이웃나라 일본의 사토리세대를 빌려와 달관세대라고도 한다. 이쯤 되면 작 명소 수준이다. 그뿐인가. 용어에 맞는 케이 스를 어떻게든 찾아낸다. 케이스가 없으면 아는 대학생을 앉혀놓고 준비해둔 대본을 읽게 한다. 흥신소와 연기까지도 손을 댄다. 미디어 이론에는 ‘프레이밍 이론’이라는 게 있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제 공한다. 대중들은 그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 다. 즉 언론이 설정한 프레임은 대중들의 세 계관과 가치관 등을 형성할 수 있다. 청년세 대를 지칭하는 용어들 또한 언론이 설정한 프레임이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청년세대 조차 그 프레임으로 자신을 본다. 고3때와 같다. 수험생 생활은 당연히 힘들고 어렵지 만 사람들이 주는 시선은 더 힘들다. ‘힘들 지?’라는 물음은 ‘힘들어야지’라는 강요다. 365일 24시간 내내 힘들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괴했다. 지금도다. 취업만 준비한다 치면 ‘요즘 바쁘지?’, ‘놀 시간도 없지?’ 같 은 말들을 한다. 바쁨과 피곤과 힘듦을 강요 한다. 끊임없이 불안하고 우울해야 한다. 더 괴로워야한다. 청년세대조차 잠시라도 즐거 운 자신을 마주할까 두렵다. 경쟁에서 도태 되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가 불길처럼 번진 다. 프레임에서 나갈 길을 잃는다. 청년세대에게 씌우는 프레임이 거짓은 아 니다. 기업들은 돈이 없다며 임금을 동결하 고 채용 인원을 줄인다. 취업 때문에 졸업을 유예한 사람도 많다. 취업을 못한 사람이 대 졸자의 절반이라는 통계도 나온다. 그러나 언론은 취업한 절반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미 우울한 청년세대라는 프레임을 설정했다.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골라 혹은 거기에 맞 게끔 들이맞춰 보도할 뿐이다. 주위를 둘러 봐라. 청년세대가 포기한다는 연애는 나만 빼고 다 한다. 난임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 는 한 해 20만명이 넘는다. 20만명이 넘는 사 람들이 출산을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취업 이 어렵다는 서울대 문과생들은 웬만한 대 기업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포기와 달관을, 우울과 불안을 강요받고 있다. 교과서에나 나오던 비판적 사고를 동 원해 프레임 브레이크를 해야만 한다. 달관 이라는 말로 청년세대를 미화시키는 그들에 게 분노해야 한다. 스펙 좋은 서울대생이 떨 어졌다는 말은 누군가 붙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설혹 저 모든 프레임에 부합한다 해 도 자괴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그대들의 잘 못이 아니다. 그대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좋아하는 뮤지션 선우정아의 2집 <It’s Okay, Dear>의 수록곡인 <주인공의 노래>를 빌려 말한다. 저 앞에 그대를 기다리는 함정에 겁 먹지 마라. 그대가 가장 믿어야 할 것은 그들 의 눈이 아닌 그대의 눈이다. 세상 가장 소중 한 건 그들의 생각이 아닌 그대의 생각이다. 위로가 아니다. 프레임 밖 진실이다. 김가연 사진부 부장 조은혜 광고홍보11 사람을 배우는 인문학, 취업의 수단으로만 이용되지 않길 우울한 청년세대라는 프레임을 깨고 세상을 보라 삼포세대에게 외로움이 가지는 의미 본교 제47대 총학생회(총학) 보궐선거 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개표 가 능 투표율인 50%를 겨우 넘긴 50.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길었던 여정에 마침 표를 찍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총학이 뽑 힌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본교 학생 자치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줬기 때문 이다. 계속된 한집 선거, 낮은 투표율,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제47대 총학 보궐선거에는 작년 11월 진행된 제47대 총학 선거에서 당선 됐다가 정후보가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 적되면서 해산한 함께이화 선거운동 본부(선본)의 손솔 부후보가 단일 선본 인 이화답게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손 솔 부후보가 함께이화 선본의 해산에 큰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자리에서 물러 났던 부후보가 다시 정후보로 출마했다 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 다. 게다가 작년에도 지적됐던 한집 선 거 논란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계속 됐다. 손 정후보가 다시 나온 것과, 함께 나온 부후보 역시 이전 총학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이화 선 본을 비롯해 이전 선본과의 공약의 유사 성 등이 그 예다. 학생대표로 구성된 중앙보궐선거관 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선거시 행세칙과도 연관이 있었다. 총학생회선 거시행세칙에 나와있는 검표 규정은 9개 에 불과하다. 무수히 많은 예외 규정에 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나치게 융통적인 기준을 보여줬다. 작년 703표 에서 621표 줄어든 것이자,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 82표의 무효표 가 이를 반증한다. 투표율 산정 과정에서도 관리의 허점 이 드러났다. 투표율 산정 기준이 선거시 행세칙에 정해져 있지 않아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던 것이다. 중앙보궐선거관 리위원회는 본지 기자의 지적이 있은 후 에야 투표율 산정 기준을 정정하고 작년 과 똑같은 기준으로 바로잡았다. 이같이 철저하지 못한 선거 과정은 학 생들의 신뢰를 낮춰 학생 자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중앙 운영위원회로 활동하게 될 총학 당선자 를 비롯한 학생대표들은 이와 같은 문제 점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좀 더 투명하고 철저한 자치 활동을 통해 학생 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신뢰 놓친 선거, 노력으로 회복하길 금주의 책 윤다솜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저. 서울: 까치, 1998.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을 보면서 ‘우주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라는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뉴턴, 아인 슈타인을 잇는 20세기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이 책에 서 우주와 물질, 시간과 공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팽창하는 우주’, ‘우주의 기원과 운명’, ‘벌레구멍과 시간여행’ 등 12장으로 나누어 원 색의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갖고 있던 우주에 대 한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이화인 여러분들이 함께 느끼고, 우주와 시 공세계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대 도서관 좋은 책 추천위원회- 서고 위치: [2층홀 인기도서], [5층 일반자료실 523.1 H313b 1996한] 중도 대출순위 0323~0327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 대하역사만화 박시백 휴머니스트 2005-2013 2 왕은 웃었다 : 류재빈 장편소설 류재빈 파피루스 2011-2014 3 (캠벨) 생명과학 포커스 Urry, Lisa A. Campbell, Neil A., 전상학 바이오사이언스출판 2014 4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판 Buchholz, Todd G. 김영사 2009 5 (맥머리의) 유기화학 McMurry, John. 사이플러스 2012 6 서양 현대미술의 기원 : 1880∼1914 김영나 시공사 1996 7 미생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윤태호 위즈덤하우스 2012-2013 8 러브크래프트 전집 Lovecraft, H. P. 황금가지 2009-2012 9 子夜 모순 한울 1986 10 이화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의 실제 : 만5세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 학. 부속유치원 교문사 2011 11 고분자 화학 입문 Stevens, Malcolm P. 自由아카데미 2003 12 거버넌스, 정치 그리고 국가 Pierre, Jon 法文社 2003 13 거시경제론 = 제9판 정운찬 율곡출판사 2010 14 비밀의 정원 :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 Basford, Johanna. 퍼블리싱 컴퍼니 클 2014 15 이지 유럽 제14개정판 이주은 피그마리온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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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피니언 2015년 3월 30일 월요일 1493호

20대를 부르는 말 중에 삼포세대라는 말

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

라는 말이다. 연애와 결혼을 포기했다고 하

는데, 어찌 된 것이 내 주변에는 온통 커플

뿐인 것만 같다. SNS를 켜 봐도, 뉴스 기사

를 봐도 친구들도, 연예인들도 연애를 포기

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는 많은 사

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휴대폰

전화번호부에는 몇 백 명의 사람들이 저장

되어 있지만, 그 중 연락하는 사람의 수는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훨씬 더 외로워

졌다. 눈앞의 친구보다는 핸드폰 안의 친구

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점점 상대에게

‘충실해지는’ 방법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핸드폰 안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외로워진다. 그래서 사람들

은 ‘연애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

만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른 관계에서는 충족될 수 없었던

외로움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연애는 결코 좋은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 요즘 청년 세대의

연애가 과소비적 경향을 띠고, SNS에 보여

주기식 연애가 만연하는 이유이다. 상대에

대한 충실함 없이 외로워서 시작된 관계는

상대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기 마련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결코 한 사람과의

사랑이나 연애로서 충족될 수 없다. 봄이

온다, 벚꽃이 핀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

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외로움을 일시적

으로 달래기보다는 홀로 이화동산을 걸으

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어

떨까. 본인에게 충실하고 자신의 마음을 아

는 사람만이 상대에게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유가환(사회13)

기본이자 중요한 학문

프레임 브레이크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

로 공부하고 싶은데, 대학교에서 독어독문

학을 전공하는 것은 어때?”

최근 대학 입학을 준비 중인 한 수험생

동생이 어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에게

한 질문이었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

과목을 독일에서 석, 박사로 이수하는 것이

미래에 훨씬 유리할 것이라며, 대학교를 다

니는 동안 독일어를 미리 익혀두겠다는 생

각이었다. 즉,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독어독문학 전공에 대

해 고민하고 있던 것이다.

필자는 동생에게 단순히 독일어를 구사

하려는 이유만으로 주전공으로 공부할 이

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어문학을 배우려면

그 나라의 언어가 기반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넘어 언어학이나 문

학을 더 많이 공부하는 학문이기도 하기 때

문이다.

이러한 동생의 질문을 듣고 난 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지난 2월 전국 대학생 대표자 10여명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취업 문제를 먼저 해결하

고 취업에서 필요한 소양으로서의 인문학,

자기계발을 위한 인문학을 생각해야 한다”

고 해 인문학의 위기라며 논란이 일었었다.

다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인문학은 단순

히 자기계발, 기본 소양으로 갖추기 위해서

만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인문학의

위기를 악화시키는 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취업을 위한,

몇몇 개인만의 의견이 아니었다. 후에 취업

을 하기 위해 언어 구사력을 높이려고 어문

학을 전공하는 것도 ‘취업에서 필요한 소양

으로서의 인문학’이었던 것이다.

물론 필자도 고등학교 때 불어를 공부했

다는 것과, 국제기구의 국제회의 공식언어

중 하나인 불어를 계속 공부하면 사용할 일

이 많을 것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불어불문

학과에 지원, 입학했다. 그리고 불어불문학

전공 학생으로서 원문을 읽기 위해 불어공

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불어를 배우는 것

과 불어불문학을 배우는 것은 매우 다름을

느끼고 있다. 불어불문학에 대해 모든 것을

깨닫고 공부한 학생은 아직은 아니지만 단순

히 책을 읽고, 외국인과 말하기 위해서 하는

불어를 배우는 것과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고를 해서 이런 말을 하

게 되고 글을 쓰게 되는 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그 깊이가 다른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구조 조정을 보면 인문학이 많

이 감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

인문학 관련된 책은 우후죽순으로 발간되

고, 다양한 인문학 강의도 넘쳐나고 있다.

모순되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

구할 수 있는 대학에서의 인문학 전공과정

은 사라지고 있고, 단기간에 인문학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들만 많아진 것이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해 배워나가는 학문

이라고 생각한다. 이공계열 학문이나 경

영, 경제학 등에 비하면 당장의 사회를 발

전시킬 수 있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

러나 그를 활용하고 사람 사이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그

것을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나가는 인문

학이 알아야할 기본 내용이자 가장 중요

한 학문이 아닐까.

몇 주 전, 강의 시간에 <주간조선>에 실린

기사를 봤다. ‘2014 취업 전쟁 보고서’라는

헤드라인의 기사였다. 스펙 좋은 서울대 문

과생들이 취업을 못 하고 있다. 연세대도 고

려대도 그렇다. 늘 보던 내용의 기사였지만

볼 때마다 착잡해지는 내용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 후배는 우울해진다 말했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 기사에 등장한 학생들의

스펙과 겹치는 스펙이 단 하나도 없었다.

2007년 경제학자 우석훈과 사회운동가 박

권일이 쓴 <88만원세대> 출간 이후, 언론은

청년세대를 부정적으로 조명하고 나섰다. 연

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 졸

업 후 실업자 또는 신용불량자가 된다며 청

년실신. 취업이 안돼 졸업을 계속 미룬다고

NG(No Graduation)족. 알바로 학자금을 충

당한다고 알부자족. 장기간 미취업자라고 장

미족. 31세까지 취업을 못하면 길이 막힌다고

삼일절. 이젠 이웃나라 일본의 사토리세대를

빌려와 달관세대라고도 한다. 이쯤 되면 작

명소 수준이다. 그뿐인가. 용어에 맞는 케이

스를 어떻게든 찾아낸다. 케이스가 없으면

아는 대학생을 앉혀놓고 준비해둔 대본을

읽게 한다. 흥신소와 연기까지도 손을 댄다.

미디어 이론에는 ‘프레이밍 이론’이라는

게 있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제

공한다. 대중들은 그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

다. 즉 언론이 설정한 프레임은 대중들의 세

계관과 가치관 등을 형성할 수 있다. 청년세

대를 지칭하는 용어들 또한 언론이 설정한

프레임이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청년세대

조차 그 프레임으로 자신을 본다. 고3때와

같다. 수험생 생활은 당연히 힘들고 어렵지

만 사람들이 주는 시선은 더 힘들다. ‘힘들

지?’라는 물음은 ‘힘들어야지’라는 강요다.

365일 24시간 내내 힘들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괴했다. 지금도다. 취업만 준비한다

치면 ‘요즘 바쁘지?’, ‘놀 시간도 없지?’ 같

은 말들을 한다. 바쁨과 피곤과 힘듦을 강요

한다. 끊임없이 불안하고 우울해야 한다. 더

괴로워야한다. 청년세대조차 잠시라도 즐거

운 자신을 마주할까 두렵다. 경쟁에서 도태

되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가 불길처럼 번진

다. 프레임에서 나갈 길을 잃는다.

청년세대에게 씌우는 프레임이 거짓은 아

니다. 기업들은 돈이 없다며 임금을 동결하

고 채용 인원을 줄인다. 취업 때문에 졸업을

유예한 사람도 많다. 취업을 못한 사람이 대

졸자의 절반이라는 통계도 나온다. 그러나

언론은 취업한 절반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미 우울한 청년세대라는 프레임을 설정했다.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골라 혹은 거기에 맞

게끔 들이맞춰 보도할 뿐이다. 주위를 둘러

봐라. 청년세대가 포기한다는 연애는 나만

빼고 다 한다. 난임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

는 한 해 20만명이 넘는다. 20만명이 넘는 사

람들이 출산을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취업

이 어렵다는 서울대 문과생들은 웬만한 대

기업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포기와 달관을, 우울과 불안을 강요받고

있다. 교과서에나 나오던 비판적 사고를 동

원해 프레임 브레이크를 해야만 한다. 달관

이라는 말로 청년세대를 미화시키는 그들에

게 분노해야 한다. 스펙 좋은 서울대생이 떨

어졌다는 말은 누군가 붙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설혹 저 모든 프레임에 부합한다 해

도 자괴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그대들의 잘

못이 아니다. 그대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좋아하는 뮤지션 선우정아의 2집 <It’s Okay,

Dear>의 수록곡인 <주인공의 노래>를 빌려

말한다. 저 앞에 그대를 기다리는 함정에 겁

먹지 마라. 그대가 가장 믿어야 할 것은 그들

의 눈이 아닌 그대의 눈이다. 세상 가장 소중

한 건 그들의 생각이 아닌 그대의 생각이다.

위로가 아니다. 프레임 밖 진실이다.

김가연

사진부 부장

조은혜

광고홍보11

사람을 배우는 인문학,

취업의 수단으로만

이용되지 않길

우울한 청년세대라는

프레임을 깨고

세상을 보라

삼포세대에게 외로움이 가지는 의미

본교 제47대 총학생회(총학) 보궐선거

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개표 가

능 투표율인 50%를 겨우 넘긴 50.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길었던 여정에 마침

표를 찍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총학이 뽑

힌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본교 학생

자치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줬기 때문

이다. 계속된 한집 선거, 낮은 투표율,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제47대 총학 보궐선거에는 작년

11월 진행된 제47대 총학 선거에서 당선

됐다가 정후보가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

적되면서 해산한 함께이화 선거운동

본부(선본)의 손솔 부후보가 단일 선본

인 이화답게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손

솔 부후보가 함께이화 선본의 해산에 큰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자리에서 물러

났던 부후보가 다시 정후보로 출마했다

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

다. 게다가 작년에도 지적됐던 한집 선

거 논란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계속

됐다. 손 정후보가 다시 나온 것과, 함께

나온 부후보 역시 이전 총학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이화 선

본을 비롯해 이전 선본과의 공약의 유사

성 등이 그 예다.

학생대표로 구성된 중앙보궐선거관

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선거시

행세칙과도 연관이 있었다. 총학생회선

거시행세칙에 나와있는 검표 규정은 9개

에 불과하다. 무수히 많은 예외 규정에

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나치게

융통적인 기준을 보여줬다. 작년 703표

에서 621표 줄어든 것이자,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 82표의 무효표

가 이를 반증한다.

투표율 산정 과정에서도 관리의 허점

이 드러났다. 투표율 산정 기준이 선거시

행세칙에 정해져 있지 않아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던 것이다. 중앙보궐선거관

리위원회는 본지 기자의 지적이 있은 후

에야 투표율 산정 기준을 정정하고 작년

과 똑같은 기준으로 바로잡았다.

이같이 철저하지 못한 선거 과정은 학

생들의 신뢰를 낮춰 학생 자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중앙

운영위원회로 활동하게 될 총학 당선자

를 비롯한 학생대표들은 이와 같은 문제

점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좀 더

투명하고 철저한 자치 활동을 통해 학생

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신뢰 놓친 선거, 노력으로 회복하길

금주의 책

윤다솜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저. 서울: 까치, 1998.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을 보면서 ‘우주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라는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뉴턴, 아인

슈타인을 잇는 20세기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이 책에

서 우주와 물질, 시간과 공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팽창하는 우주’,

‘우주의 기원과 운명’, ‘벌레구멍과 시간여행’ 등 12장으로 나누어 원

색의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갖고 있던 우주에 대

한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이화인 여러분들이 함께 느끼고, 우주와 시

공세계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대 도서관 좋은 책 추천위원회-

서고 위치: [2층홀 인기도서], [5층 일반자료실 523.1 H313b 1996한]

중도 대출순위 0323~0327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 대하역사만화 박시백 휴머니스트 2005-2013

2 왕은 웃었다 : 류재빈 장편소설 류재빈 파피루스 2011-2014

3 (캠벨) 생명과학 포커스Urry, Lisa A. Campbell, Neil A., 전상학

바이오사이언스출판 2014

4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판 Buchholz, Todd G. 김영사 2009

5 (맥머리의) 유기화학 McMurry, John. 사이플러스 2012

6 서양 현대미술의 기원 : 1880∼1914 김영나 시공사 1996

7 미생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윤태호 위즈덤하우스 2012-2013

8 러브크래프트 전집 Lovecraft, H. P. 황금가지 2009-2012

9 子夜 모순 한울 1986

10 이화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의 실제 : 만5세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유치원

교문사 2011

11 고분자 화학 입문 Stevens, Malcolm P. 自由아카데미 2003

12 거버넌스, 정치 그리고 국가 Pierre, Jon 法文社 2003

13 거시경제론 = 제9판 정운찬 율곡출판사 2010

14 비밀의 정원 :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 Basford, Johanna. 퍼블리싱 컴퍼니 클 2014

15 이지 유럽 제14개정판 이주은 피그마리온 2014